⚾ [KBO] 이형범 한화 합류, 시라카와 눈물 속 남긴 작별

2026년 7월 24일, 이형범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에 나섰다.
한화는 전날 광주 KIA전이 끝난 뒤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내야수 하주석을 KIA 타이거즈로 보내고, 투수 이형범을 데려오는 거래였다. 발표 다음 날 이형범은 곧바로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로 이동해 선수단과 첫 인사를 나눴다.
시즌 중 트레이드는 선수에게 갑작스러운 변화다.
어제까지 같은 더그아웃에 있던 동료들과 작별하고, 다음 날 다른 유니폼을 입고 다른 라커룸으로 들어간다. 경기 일정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마음을 정리할 시간도 길지 않다. 이형범에게도 이번 이동은 익숙한 듯 낯선 하루였다.
이형범은 23일 광주 경기 후 짐을 챙겼다.
KIA 동료들과 그라운드에서 사진을 찍고 작별 인사를 했다. 투수들끼리는 따로 식사도 했다. 집에 돌아온 뒤에도 쉽게 잠들지 못했다고 했다. 3시간 동안 누워 있었지만, 머릿속에는 챙겨야 할 짐과 새 팀에서의 첫 인사가 계속 맴돌았다.
그가 가장 많이 떠올린 건 한화에서의 첫 만남이었다.
이형범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고 했다. 새 팀에 가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인사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베테랑 투수라도 갑작스러운 이적 앞에서는 어색함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KIA에서의 작별 장면에는 진한 감정이 남았다.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가 유독 많이 울었다. 이형범은 함께한 기간이 가장 짧았던 시라카와가 사진을 찍으러 나온 자리에서 갑자기 펑펑 울었다고 전했다. 시라카와는 독립야구단 생활을 하며 시즌 중 누군가와 이별하는 경험이 없었다고 한다.
이형범도 처음에는 다른 이유인 줄 알았다.
시라카와가 전날 자신이 잘 던지지 못해서 우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형범과 헤어지는 게 너무 슬펐다는 이야기였다. 짧은 시간 함께한 동료가 그렇게 눈물을 보이자 이형범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야구에서 트레이드는 기록지에 한 줄로 남는다.
누가 어느 팀으로 갔고, 누가 어느 팀으로 이동했는지 숫자와 이름으로 정리된다. 하지만 선수들이 실제로 겪는 순간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라커룸, 식사 자리, 훈련장, 불펜에서 쌓인 관계가 하루 만에 끊긴다.
이형범에게 이적 자체가 처음은 아니다.
2018시즌이 끝난 뒤 NC 다이노스에서 FA 보상선수로 두산 베어스로 팀을 옮겼고, 2023시즌 이후에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로 갔다. 다만 시즌이 한창 진행되는 중에 팀을 옮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더 정신없는 이동이었다.
그래도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한화에는 기존에 알고 지낸 선수들도 있고, NC 시절 함께했던 코치들도 있다. 새 팀의 어색함은 있지만, 완전히 낯선 환경은 아니다. 이형범은 동생들이 반갑게 맞아줘서 생각보다 어색함이 덜했다고 말했다.
한화에서 이형범은 곧바로 고참급 투수가 된다.
그는 이민우와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류현진, 이민우 다음으로 투수진에서 세 번째 연차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KIA에서도 양현종, 이태양 다음 위치였다고 했다. 팀은 바뀌었지만, 베테랑으로서의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형범에게 한화가 기대하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불펜 한 자리를 채우는 것만이 아니다. 시즌 중반 이후 마운드는 경험이 필요하다. 흔들리는 경기에서 흐름을 끊고, 젊은 투수들에게 말을 걸고, 긴 시즌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역할도 중요하다.
그 역시 그 점을 알고 있다.
이형범은 두산에서도, KIA에서도 동생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고 했다. 한화에서도 후배들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차가 쌓인 만큼 모범이 되는 선배가 되겠다는 마음도 전했다.
트레이드는 하주석에게도, 이형범에게도 새 출발이다.
한화는 투수진 보강을 택했고, KIA는 내야 자원을 얻었다. 구단의 판단은 전력 구성에서 출발했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커리어의 방향이 바뀌는 일이다. 특히 시즌 중 트레이드는 바로 실전 적응이 이어져야 한다.
이형범은 짧은 시간 안에 한화 불펜 분위기를 익혀야 한다.
포수와의 호흡, 투수코치의 주문, 등판 타이밍, 벤치 운영 방식이 모두 달라진다. 같은 KBO리그라도 팀마다 경기 운영 리듬은 다르다. 베테랑답게 빠르게 맞춰가는 게 첫 과제다.
한화도 이형범이 빨리 녹아들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후반기 순위 싸움에서는 불펜 한 명의 안정감이 크다. 접전에서 한 이닝을 버티는 투수, 대량 실점을 막는 투수, 연투 상황에서 계산이 서는 투수는 팀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이형범이 그런 역할을 해준다면 이번 트레이드의 의미도 더 커진다.
KIA 동료들과의 작별은 아쉬웠지만, 이제 시선은 한화로 향한다.
시라카와의 눈물은 이형범이 KIA에서 어떤 동료였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짧은 시간 함께한 선수도 진심으로 아쉬워할 만큼, 라커룸 안에서 쌓은 관계가 있었다. 그 감정은 새 팀에서 다시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이형범의 첫날은 그렇게 시작됐다.
전날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했고, 오전에는 광주에서 대전으로 이동했다. 오후에는 새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고, 훈련복을 입고 다시 공을 잡았다. 트레이드의 감정은 남아 있지만, 선수는 결국 마운드 위에서 답을 내야 한다.
이형범에게 이번 이적은 또 하나의 전환점이다.
NC에서 두산, 두산에서 KIA, 그리고 KIA에서 한화까지. 여러 유니폼을 거치며 그는 계속 살아남았다. 이제 한화에서는 베테랑 투수로서 경기력과 분위기 모두에서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
시라카와의 눈물은 작별의 장면이었지만, 이형범에게는 책임감으로도 남을 수 있다.
떠나는 팀에서 좋은 동료였던 만큼, 새 팀에서도 그런 선배가 되어야 한다. 낯을 가린다고 했지만, 마운드에서는 경험을 보여줘야 한다. 한화가 그를 데려온 이유도 결국 그 경험과 즉시 전력 가치에 있다.
한화의 후반기 마운드에 이형범이 어떤 색을 더할지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트레이드는 끝났고, 작별 인사도 마쳤다. 남은 건 새 팀에서의 등판이다. 이형범이 빠르게 적응해 한화 불펜에 안정감을 더한다면, 시라카와가 눈물로 보낸 그 작별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네오티비 김기자 : 이형범의 트레이드는 전력 이동이면서 동시에 사람 사이의 이별이기도 했다. 특히 시라카와가 펑펑 울었다는 장면은 짧은 시간에도 동료애가 얼마나 깊게 남을 수 있는지 보여줬다. 이형범은 한화에서 곧바로 고참급 투수가 된다. 낯설고 어색한 첫날은 지나갔고, 이제는 경험 많은 불펜으로서 한화 마운드에 안정감을 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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